펀드 (Fund)
다른 명령
펀드(Fund)는 여러 투자자에게서 모은 돈을 전문 운용사가 대신 굴리고, 그 결과를 투자한 금액만큼 나눠 주는 투자 상품이다. 법률 용어로는 집합투자라고 한다. 100만 원만 가진 사람도 펀드를 통하면 수십 개 종목이나 채권에 나눠 투자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펀드에 넣은 돈은 운용사가 아니라 신탁업자인 은행 같은 별도 기관에 보관된다. 운용사가 망해도 펀드 자산은 운용사의 빚을 갚는 데 쓰이지 않는다. 대신 투자 결과는 전부 투자자의 몫이라, 손실이 나도 운용사나 판매사가 원금을 물어 주지 않는다.
- 여러 투자자의 돈을 모아 운용사가 대신 투자하고, 성과를 투자 비율대로 나누는 상품
- 소액으로 분산투자와 전문 운용을 이용할 수 있지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보수가 듦
- 공모·사모, 개방형·폐쇄형, 주식형·채권형 등 구조에 따라 위험과 환매 조건이 크게 다름
주요 특징
펀드는 이름이 같아도 구조가 제각각이라, 몇 가지 기준으로 나눠 보면 성격이 잘 보인다.
- 공모와 사모: 불특정 다수에게 파는 공모펀드는 규제와 공시 의무가 엄격하다. 소수의 투자자에게만 파는 사모펀드는 규제가 느슨한 대신 최소 투자금이 크고, 투자자가 위험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사모펀드, 뮤추얼 펀드 문서에서 자세히 다룬다.
- 개방형과 폐쇄형: 개방형은 언제든 돈을 넣고 뺄 수 있다. 폐쇄형은 만기까지 환매가 안 되는 대신, 팔기 어려운 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다.
- 투자 대상: 주로 무엇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부동산·인프라 같은 대체투자형으로 나뉜다.
- 상장 여부: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파는 펀드가 ETF다. 일반 펀드는 하루에 한 번 정해지는 가격으로 가입하고 환매한다.
계산식
펀드의 가격은 기준가격으로 나타낸다. 국내 펀드는 보통 1좌를 1원으로 시작해 1,000좌 단위 가격을 쓴다.
- 순자산총액: 펀드가 가진 자산의 평가액에서 부채와 미지급 비용을 뺀 금액
- 총 좌수: 투자자들이 보유한 펀드 지분의 총수
기준가격이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올랐다면 펀드 수익률은 10%다.
펀드에는 운용보수, 판매보수 같은 비용이 해마다 순자산에서 빠져나간다. 비용은 작아 보여도 오래 쌓이면 차이가 크다. 1,000만 원을 20년 동안 연 6%로 굴리면 약 3,207만 원이 되지만, 해마다 1.5%의 보수가 빠져 실제 수익률이 4.5%라면 약 2,412만 원에 그친다. 보수 차이만으로 800만 원 가까이 벌어진다.
금융 및 투자 관점에서의 가치
펀드는 개인이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수백 개 종목에 나눠 담기, 해외 채권이나 비상장 기업처럼 개인이 직접 사기 어려운 자산에 투자하기, 전문 인력의 분석과 운용을 이용하기가 모두 펀드를 통해 이뤄진다.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계좌에서 가장 많이 담는 상품도 펀드다.
금융시장 전체로 보면 펀드는 흩어진 개인의 돈을 모아 기업과 정부에 공급하는 통로다. 주식형 펀드로 들어온 돈은 주식시장으로, 채권형 펀드로 들어온 돈은 기업과 정부의 자금조달로 이어진다.
그만큼 펀드로 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시장이 흔들린다. 투자자들이 동시에 환매를 요구하면 운용사는 현금을 마련하려 보유 자산을 팔아야 하고, 그 매도가 다시 가격을 끌어내린다.
장점 및 리스크
펀드의 장점은 소액 분산, 전문 운용, 편리함이다. 적은 돈으로도 여러 자산에 나눠 투자할 수 있고, 종목을 직접 고르고 관리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적립식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넣으면 가격이 높을 때는 적게, 낮을 때는 많이 사게 되어 매수 시점을 고민할 부담도 줄어든다.
위험도 분명하다. 펀드는 예금이 아니어서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운용사가 시장보다 못한 성과를 내도 보수는 그대로 빠져나간다. 환매를 신청해도 돈이 들어오기까지 며칠이 걸리고, 일찍 빼면 환매수수료가 붙는 상품도 있다. 가장 조심할 것은 구조 자체의 위험이다. 언제든 환매할 수 있다고 해 놓고 실제로는 팔기 어려운 자산에 투자한 펀드는, 많은 투자자가 한꺼번에 돈을 빼려 할 때 환매를 멈출 수밖에 없다.
실제 사례
2019년 10월 라임자산운용은 자사 사모펀드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전환사채 같은 메자닌 자산에 투자한 펀드와 해외 무역금융 펀드 등이 대상이었고, 회사가 밝힌 환매 차질 규모는 최대 1조 3,363억 원이었다. 투자자들은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기까지 2~4년이 걸릴 수 있으며 원금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문제의 핵심은 펀드의 구조였다. 라임의 펀드 상당수는 투자자가 비교적 자유롭게 돈을 뺄 수 있는 개방형이었는데, 실제로 담고 있던 자산은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으로 바꾸기도, 시장에 팔기도 어려운 것들이었다. 환매 요구가 몰리자 현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었다. 돈을 넣고 빼는 조건과 투자한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는 속도가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 사태 이후 사모펀드의 판매와 운용에 대한 규제와 투자자 보호 장치가 강화됐다. 펀드에 가입할 때 수익률만큼 환매 조건과 투자 자산의 유동성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 준 사례다.
일반인 예시 (가상 예시)
사회초년생 태윤 씨는 월급에서 매달 30만 원씩 투자하고 싶지만 종목을 고를 자신이 없다. 은행 창구에서 추천받은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25%였다.
태윤 씨는 가입 전에 투자설명서를 펼쳐 봤다. 총보수가 연 1.8%였고,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ETF는 연 0.1%도 안 됐다. 최근 1년 수익률이 높은 건 그 업종이 좋았던 덕이 컸고, 3년 수익률은 오히려 시장 평균보다 낮았다. 태윤 씨는 비용이 낮은 지수형 상품으로 적립식 투자를 시작했다. 대신 1년 이내에 쓸 돈은 넣지 않기로 했다. 펀드 가격이 떨어진 시점에 돈이 필요해지면 손실을 확정하고 빼야 하기 때문이다.
실무 예시
펀드를 판매하거나 가입하기 전에 확인해야 하는 문서가 투자설명서와 간이투자설명서다. 금융회사 직원이 상품을 권할 때도 이 문서를 기준으로 설명해야 한다.
실무에서 확인하는 항목은 대략 이렇다.
- 투자 대상 자산과 그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는 데 걸리는 시간
- 환매 신청 후 돈이 들어오는 날짜와 환매수수료
- 총보수와 기타 비용
- 운용사와 운용역, 비슷한 펀드들과 비교한 장기 성과
- 위험등급(국내 펀드는 1등급이 가장 위험)
환매 조건이 자유로운데 투자 자산의 유동성이 낮다면, 수익률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구조부터 다시 따져 봐야 한다.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6조(금융투자업) — 집합투자의 정의. https://www.law.go.kr/법령/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제6조
- 서울신문,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차질 규모 최대 1조 3363억'"(2019.10.15) — 환매 중단 대상 펀드와 규모, 상환 예상 기간 확인. https://www.seoul.co.kr/news/economy/finance/2019/10/15/20191015020016
- 서울신문, "라임자산운용 펀드 60% 개방형…환매 중단 사태의 원인"(2020.1.19) — 개방형 구조와 자산 유동성 불일치 확인. https://www.seoul.co.kr/news/economy/2020/01/19/20200119500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