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Risk)
다른 명령
위험(危險, Risk)은 투자에서 실제 결과가 예상과 달라질 가능성을 말한다. 일상에서 위험이라고 하면 나쁜 일이 생길 가능성을 떠올리지만, 금융에서는 기대보다 좋은 쪽으로 벗어나는 것도 포함해 결과가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뜻한다. 수익률이 해마다 5%로 똑같은 자산은 위험이 없고, 평균은 5%여도 어떤 해는 20%, 어떤 해는 -10%인 자산은 위험이 크다.
위험과 수익은 함께 움직인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일수록 결과가 더 크게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위험을 전혀 지지 않고 높은 수익을 얻는 방법은 없다. 투자는 어떤 위험을 얼마나 질 것인지 고르는 일에 가깝다.
- 투자 결과가 예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으로, 흔히 수익률의 흔들림 정도로 측정함
- 원인에 따라 시장·금리·신용·유동성 위험 등으로 나뉘고, 한 위험이 다른 위험을 부르기도 함
- 높은 기대수익에는 대개 큰 위험이 따르며, 분산으로 줄일 수 있는 위험과 없는 위험이 있음
주요 특징
투자 위험은 원인에 따라 몇 갈래로 나눠 본다. 이름은 달라도 하나가 커지면 다른 것도 따라 커지는 경우가 많다.
- 시장 위험: 주가, 금리, 환율 같은 시장 가격이 움직여 손실이 나는 위험이다. 개별 기업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것이라 분산투자로도 피하기 어렵다. 자세한 내용은 시장 위험 문서에 있다.
- 금리 위험: 금리가 변해 채권 같은 자산의 가치나 대출 이자 부담이 달라지는 위험이다. 금리 위험 참고.
- 신용 위험: 돈을 빌려 간 쪽이 약속대로 갚지 못할 위험이다. 회사채나 대출에서 가장 중요하다. 신용 위험 참고.
- 유동성 위험: 팔고 싶을 때 제값에 팔지 못하거나, 필요할 때 현금을 구하지 못하는 위험이다.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시장이 불안할 때 한꺼번에 나타난다. 유동성 위험 참고.
위험을 나누는 또 다른 방식은 분산으로 줄일 수 있느냐다. 한 회사의 실적 부진이나 사고처럼 그 회사에만 해당하는 위험은 여러 종목에 나눠 담으면 줄어든다. 경기 침체나 금리 급등처럼 시장 전체에 닥치는 위험은 아무리 나눠 담아도 남는다.
계산식
투자 위험을 숫자로 나타낼 때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수익률의 표준편차다. 수익률이 평균에서 평균적으로 얼마나 벗어나는지를 보여 준다.
- σ: 표준편차(변동성)
- ri: 각 기간의 수익률
- r̄: 평균 수익률
- n: 관측한 기간 수
3년 동안 A 자산은 해마다 5%를 냈고, B 자산은 20%, -10%, 5%를 냈다고 하자. 둘 다 평균 수익률은 5%다. A의 표준편차는 0%이고, B는 15%다. 평균이 같아도 B에 투자한 사람은 어느 해에 10%를 잃는 경험을 해야 한다. 위험이 크다는 건 이런 뜻이다.
표준편차는 위로 튀는 것과 아래로 빠지는 것을 똑같이 센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손실 쪽만 따로 보는 지표도 함께 쓴다. 대출에서 떼일 금액을 추정하는 예상 손실이 대표적이다.
금융 및 투자 관점에서의 가치
위험은 자산 가격을 정하는 핵심 재료다. 투자자는 더 큰 위험을 지는 만큼 더 높은 수익을 요구하고, 그 요구가 가격에 반영된다. 국고채보다 회사채 금리가 높고, 채권보다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높은 것은 그만큼 위험의 대가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와 국고채의 금리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는 시장이 신용 위험에 매기는 값을 그대로 보여 준다.
위험은 서로 옮겨 붙는다. 한 기업의 신용 위험이 커지면 그 기업 채권을 가진 금융회사가 흔들리고, 금융회사들이 현금을 확보하려 자산을 팔면 시장 가격이 떨어지며 유동성 위험과 시장 위험으로 번진다. 평소 따로 관리하던 위험이 위기 때 한꺼번에 터지는 이유다. 이런 전이 과정은 부동산 PF 부실은 어떻게 금융시장으로 번지나와 경기가 나빠지면 신용 스프레드는 왜 벌어지나에서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
장점 및 리스크
위험을 나눠서 보면 막연한 불안 대신 구체적인 대비를 할 수 있다. 금리 위험은 만기를 조절해 줄이고, 신용 위험은 발행자를 분산하거나 신용도를 따져서 줄이고, 유동성 위험은 비상금을 따로 두어 대비한다. 자기가 어떤 위험을 지고 있는지 알면 상품을 고를 때 수익률만 보지 않게 된다.
하지만 위험을 숫자로 재는 데는 한계가 있다. 표준편차 같은 지표는 과거 수익률로 계산하기 때문에, 과거에 없던 충격은 반영하지 못한다. 평소 안정적이던 자산도 위기가 오면 예상보다 훨씬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서로 반대로 움직이던 자산이 위기 때 함께 떨어지면 분산 효과도 약해진다. 계산된 위험이 작다고 손실이 작을 거라고 믿으면 오히려 위험해진다. 극단적인 상황은 스트레스 테스트처럼 별도로 가정해서 따져 봐야 한다.
실제 사례
2022년 9월 28일 강원도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발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신청 방침을 밝혔다. 강원도는 이 공사가 레고랜드 건설 자금을 조달하려고 발행한 2,050억 원 규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지급을 보증하고 있었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채권은 사실상 떼일 일이 없다고 여겨지던 때였다.
지자체 보증마저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자 영향은 2,050억 원을 훨씬 넘어섰다. 투자자들이 신용도가 높은 회사채와 기업어음까지 사지 않으려 하면서 단기 자금시장이 얼어붙었다. 우량 기업도 돈을 빌리기 어려워졌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증권은 특히 크게 흔들렸다. 정부는 10월 23일 50조 원이 넘는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았다.
하나의 신용 사건이 시장 전체의 유동성 위험으로 번진 사례다. 개별 채권의 위험만 따로 보면 이런 전이를 놓치기 쉽다.
일반인 예시 (가상 예시)
은퇴를 3년 앞둔 쉰일곱 살 정호 씨는 퇴직금 2억 원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한다. 친구는 작년에 30% 오른 주식형 상품을 권했다.
정호 씨는 먼저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을 따져 봤다. 3년 뒤부터 이 돈으로 생활비를 보태야 하는데, 그때 시장이 30% 빠져 있으면 손실을 확정하고 팔아야 한다. 수익률이 높았던 상품은 떨어질 때도 크게 떨어질 수 있었다. 정호 씨는 3년 안에 쓸 돈은 만기가 맞는 예금과 국채에, 그 뒤에 쓸 돈 일부만 주식에 넣기로 했다. 기대수익은 낮아졌지만, 필요한 시점에 돈이 반토막 나 있을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
실무 예시
증권사와 은행의 리스크관리 부서는 부서별, 상품별로 질 수 있는 위험의 한도를 정해 두고 매일 점검한다. 수익을 내는 부서와 위험을 감시하는 부서를 떼어 놓는 것이 기본이다.
실무에서 확인하는 항목은 대략 이렇다.
- 보유 자산 전체가 하루에 잃을 수 있는 최대 손실 추정치
- 특정 기업이나 업종, 지역에 몰린 익스포저
- 거래 상대방별 신용 한도와 담보 상황
- 급하게 현금이 필요할 때 며칠 안에 얼마를 마련할 수 있는지
한도를 넘으면 수익이 나고 있어도 포지션을 줄이게 한다. 위험 관리는 손실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 묶어 두는 일이다.
출처
- 비즈워치, "[레고랜드 금융대란] ① 2050억짜리 불씨, 시장을 태웠다"(2022.10.25) — 강원중도개발공사 ABCP 2,050억 원, 채권시장 경색 확인. https://news.bizwatch.co.kr/article/finance/2022/10/25/0030
- YTN, "50조 투입 불러온 레고랜드 사태, 원인과 남은 숙제는?"(2022.10.24) — 정부 50조 원 이상 유동성 공급 대책 확인. https://www.ytn.co.kr/_ln/0102_202210241643460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