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임 (Discretionary Investment Management)
다른 명령
투자일임(Discretionary Investment Management)은 투자자가 무엇을 언제, 얼마나 사고팔지에 대한 판단의 전부나 일부를 전문 회사에 맡기고, 회사가 그 투자자의 계좌를 따로 운용해 주는 것이다. 이 일을 영업으로 하는 것을 자본시장법은 투자일임업이라고 부른다. 증권사의 일임형 랩어카운트,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일임형 ISA가 이 틀 안에 있다.
투자일임은 펀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구조가 다르다. 펀드는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운용하고, 투자일임은 투자자마다 계좌를 따로 둔 채 운용한다. 투자자 사정에 맞춰 조건을 정할 수 있는 대신, 판단을 맡긴 만큼 무엇을 샀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2022~2023년 증권사 채권형 랩에서 드러난 돌려막기는 이 틈에서 생겼다.
- 투자 판단의 전부나 일부를 넘겨받아 투자자별로 따로 운용하는 영업이다(자본시장법 제6조 제8항)
- 투자자문은 조언만 하고 결정은 투자자가 하지만, 투자일임은 회사가 직접 사고판다
- 운용 결과는 투자자에게 돌아가며, 원금이나 수익을 보장하는 약속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자본시장법 제55조)
- 일임업자는 투자일임보고서를 3개월마다 1회 이상 일반투자자에게 줘야 한다(자본시장법 제99조 제1항)
정의와 법적 근거
자본시장법 제6조 제8항은 투자일임업을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등에 대한 투자판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받아 투자자별로 구분하여 그 투자자의 재산상태나 투자목적 등을 고려하여 금융투자상품등을 취득ㆍ처분, 그 밖의 방법으로 운용하는 것을 영업으로 하는 것"이라고 정한다(2026년 10월 기준 현행 조문).[1] 핵심은 두 가지다. 종목과 시기, 가격, 수량을 회사가 정한다는 점, 그리고 투자자마다 따로 운용한다는 점이다. 여러 투자자의 자산을 모아서 운용하는 것은 제98조 제2항 제8호가 금지한다.[2]
같은 조 제7항은 투자자문업을 투자판단 등에 관한 "자문에 응하는 것"으로, 제5항은 집합투자를 "2인 이상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금전등"을 투자자의 일상적인 운용지시 없이 운용하고 결과를 배분하는 것으로 정한다.[1] 투자자문은 조언에서 멈추고, 집합투자는 돈을 모은다. 투자일임은 직접 사고팔되 모으지 않는다. 증권사가 고객 주문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판단의 일부를 맡는 경우처럼 대통령령으로 정한 경우는 투자일임업으로 보지 않는다(제7조 제4항).[3]
투자일임, 투자자문, 펀드, 신탁의 차이
| 구분 | 투자 결정 | 운용 방식 | 재산 보관 | 대표 상품 |
|---|---|---|---|---|
| 투자일임 | 투자일임업자 | 투자자별로 구분해 운용 | 일임업자는 보관·예탁받지 못함 | 일임형 랩,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일임형 ISA |
| 투자자문 | 투자자 | 투자자별 맞춤 조언 | 자문업자는 보관·예탁받지 못함 | 자문형 랩 |
| 집합투자(펀드) | 집합투자업자(운용사) | 2인 이상에게서 모은 돈을 운용 | 신탁업자에게 보관·관리 위탁 | 공모펀드, 사모펀드, ETF |
| 신탁 | 수탁자(특정금전신탁은 위탁자가 운용방법 지정) | 신탁계약에 따라 관리·운용 |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재산을 이전·처분 | 특정금전신탁, 신탁형 ISA |
투자자문업자와 투자일임업자는 투자자의 금전이나 증권을 보관·예탁받을 수 없고(자본시장법 제98조 제1항 제1호),[2] 일임업자는 계약서류에 투자일임재산이 예탁된 투자매매업자·투자중개업자 등 금융기관의 이름과 영업소를 적어야 한다(제97조 제2항 제5호).[4] 신탁은 신탁법 제2조에 따라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재산을 이전하거나 처분하고 수탁자가 그 재산을 관리·운용하는 법률관계다.[5] 펀드는 집합투자업자가 집합투자재산의 보관·관리를 신탁업자에게 맡겨야 하고(자본시장법 제184조 제3항),[6] 특정금전신탁은 위탁자가 신탁재산인 금전의 운용방법을 지정하는 금전신탁이다(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03조 제1호).[7] 넷 다 '회사가 굴려 주는 내 계좌'처럼 보여도 누가 결정하고 재산을 어디에 두는지가 법으로 다르게 정해져 있다.
대표 상품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과 투자일임계약을 맺고 주식, 채권, 펀드, ETF 등을 한 계좌에서 운용해 주는 상품이다. 증권사나 자문사가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고객이 고르는 자문형 랩과 구분된다.[8] 금융투자협회 집계로 증권사 일임형 랩 계약자산은 2022년 8월 150조 4,004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2025년 6월 말에는 87조 1,501억 원이었다.[9]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은 프로그램이 투자자의 성향을 분석해 운용한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조 제6호는 이 프로그램을 '전자적 투자조언장치'라 부르고, 투자일임에 쓰려면 투자자의 투자목적·재산상황·투자경험 등을 고려해 투자성향을 분석하도록 요건을 둔다.[10] 금융위원회는 2018년 1월, 그때까지 막혀 있던 비대면 투자일임계약을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로보어드바이저에 한해 영상통화 등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11]
일임형 ISA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운데 투자일임업자와 계약해 여는 계좌다.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 제3항 제2호는 ISA를 투자중개업자와 계약한 계좌(중개형), 투자일임업자와 계약한 계좌(일임형), 신탁업자와 특정금전신탁계약을 맺은 계좌(신탁형)로 나눈다.[12]
규제
등록. 자본시장법 제18조에 따라 투자일임업을 하려면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자기자본, 투자운용인력, 임원·대주주 요건과 함께 회사와 투자자, 투자자와 투자자 사이의 이해상충을 막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13]
계약 전 서면자료. 일반투자자와 계약하기 전에는 일임 범위와 투자대상, 실제 운용하는 임직원의 이름과 경력, 투자 결과가 투자자에게 귀속된다는 사실, 수수료, 운용방법 변경이나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 등을 적은 자료를 미리 줘야 한다(제97조 제1항).[4]
금지행위. 제98조는 계약에 없는 수수료를 더 받는 행위, 정당한 사유 없이 운용방법 변경이나 해지 요구를 거절하는 행위, 일임재산으로 자기가 운용하는 다른 일임재산·펀드·신탁재산이나 회사 고유재산과 거래하는 행위, 특정 투자자의 이익을 해치며 다른 이익을 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제1항 제4호, 제2항 제1·4·5·6호).[2] 제55조는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하거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을 사전 약속이든 사후 제공이든 금지한다.[14]
투자일임보고서. 제99조 제1항에 따라 일임재산의 운용현황과, 회사 고유재산과 거래했다면 그 시기·실적·잔액을 적은 보고서를 3개월마다 1회 이상 일반투자자에게 줘야 한다.[15]
실제 사례: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
채권형 랩과 특정금전신탁은 증권사가 고객과 일대일로 계약해 운용하는 상품으로, 법인의 단기자금 운용 수단으로 많이 쓰였다.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자 법인 고객의 환매 요청이 몰렸지만, 담아 둔 자산을 팔기 어려워 환매가 중단되거나 늦어졌다.[16]
금융감독원은 2023년 9개 증권사의 채권형 랩·신탁 업무를 점검하고 12월 17일 결과를 내놨다. 일부 운용역은 만기가 된 계좌의 목표수익률을 맞추려고 불법 자전거래로 고객 계좌 사이에 손익을 옮겼다. 한 증권사는 2022년 7월 이후 다른 증권사와 6,000여 차례 거래하며 특정 고객 계좌의 기업어음(CP)을 다른 고객 계좌에 비싸게 넘겨, 약 5,000억 원의 손실을 고객 사이에 떠넘겼다. 회사가 다른 증권사의 특정금전신탁이나 자사 펀드로 고객 CP를 비싸게 사 주는 방식으로 각각 약 1,100억 원, 700억 원의 이익을 제공한 경우도 있었다. 잔존만기 1년 이하로 약정하고 4년짜리 회사채를 담거나, AA+ 이상으로 약정하고 AA− 회사채를 담은 계약 위반도 나왔다.[16]
금융위원회는 2025년 2월 19일 9개 증권사 가운데 8곳에 기관경고, SK증권에 기관주의를 내렸고, 교보증권에는 업무 일부정지 1개월을 더했다. 과태료는 모두 289억 7,200만 원이었다. 금융위원회는 이 위반이 "실적배당상품인 랩‧신탁을 확정금리형 상품처럼 판매‧운용하고 환매 시 원금 및 수익을 보장하는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17] 금융위원회는 이 제재가 채권·CP의 불법 자전·연계거래로 고객재산 사이에 손익을 옮기거나 증권사 고유재산으로 고객 손실을 보전한 행위에 대한 조치라고 설명했다.[17]
시장 규모
금융감독원 잠정치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투자자문·일임사의 총 계약고는 857조 1,000억 원이고, 이 가운데 투자일임 계약고가 811조 6,000억 원이었다. 일임재산 운용 규모는 1,002조 3,000억 원으로 자산운용사가 866조 4,000억 원, 증권사가 106조 원을 운용했다. 개인의 자문·일임 계약고는 59조 2,000억 원이었다.[18] 개인이 접하는 랩이나 일임형 ISA는 전체 일임 시장의 일부다.
투자일임을 볼 때 주의할 점
원금도 수익도 보장되지 않는다. 운용 결과는 투자자에게 돌아가고, 회사가 원금이나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제55조가 금지한다.[14] 랩에 적힌 '목표수익률'은 약속이 아니다. 확정 금리처럼 설명한다면 그 설명이 문제다.
수수료 구조를 확인한다. 수수료는 계약 전에 받는 서면자료에 적혀 있어야 하고(제97조 제1항 제6호), 계약에 없는 대가를 더 받는 것은 금지된다(제98조 제1항 제4호).[4][2] 자산 대비 비율로 받는지, 성과에 따른 수수료가 있는지, 랩 안에서 산 펀드나 ETF의 보수가 따로 붙는지 함께 본다.
운용 내역을 읽는다. 제99조에 따라 3개월마다 오는 투자일임보고서에서 약정한 만기·신용등급 범위를 벗어난 자산이 있는지, 회사와의 거래가 잦은지 확인한다.[15] 돌려막기 사례에서도 약정한 만기·신용등급을 벗어난 자산 편입이 지적됐다.[16]
일임 범위를 분명히 한다. 판단을 얼마나 맡길지, 투자대상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는 계약으로 정한다. 투자자는 운용방법 변경이나 해지를 요구할 수 있고, 일임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는 것은 금지된다(제97조 제1항 제7호의2, 제98조 제2항 제1호).[4][2] 성향에 맞지 않는 일임 상품을 충분한 설명 없이 권유받은 경우에는 불완전판매가 문제 될 수 있고, 해당 여부는 사안마다 다르게 판단된다.
쉬운 예시 (가상 예시)
지민은 이사 갈 집의 잔금 1억 원을 석 달 동안 굴리려 한다. 투자자문사에 조언을 받으면 "이 채권을 사라"는 말을 듣지만, 주문은 지민이 직접 넣고 사지 않아도 된다. 채권형 펀드에 넣으면 지민의 돈은 다른 사람의 돈과 섞이고, 지민의 사정에 맞춰 운용을 바꿀 수 없다.
지민은 증권사 채권형 랩을 고른다. "석 달 뒤 꼭 찾을 돈이니 만기 1년 이하, AA 이상 채권만 담아 달라"는 조건으로 일임계약을 맺는다. 그다음부터는 운용역이 지민의 계좌에서 알아서 사고판다.
석 달 뒤 약속대로 돈이 돌아왔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운용역이 수익률을 더 내려고 만기가 2년 남은 CP를 담았다면 약정한 범위를 벗어난 운용이다. 시장이 얼어붙어 그 CP가 제값에 팔리지 않았는데도 목표수익률이 그대로 지급됐다면, 다른 누군가의 계좌가 그 손실을 떠안았을 수 있다. 투자일임보고서에는 운용현황이 적히므로, 지민은 거기서 어떤 자산이 담겼는지 볼 수 있다.
출처
- ↑ 1.0 1.1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6조(금융투자업) (2026.10.2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접근일: 2026-10-05)
- ↑ 2.0 2.1 2.2 2.3 2.4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98조(불건전 영업행위의 금지) (2026.10.2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접근일: 2026-10-05)
-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7조(금융투자업의 적용배제) (2026.10.2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접근일: 2026-10-05)
- ↑ 4.0 4.1 4.2 4.3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97조(계약의 체결) (2026.10.2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접근일: 2026-10-05)
- ↑ "신탁법 제2조(신탁의 정의) (2018.11.1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접근일: 2026-10-05)
-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84조(집합투자기구의 업무수행 등) (2026.10.2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접근일: 2026-10-05)
-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03조(신탁의 종류) (2026.10.2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접근일: 2026-10-05)
- ↑ 김윤지, "돌아온 랩어카운트…조용히 몸집 키워 어느새 '145조'", 이데일리, 2021.9.6. (접근일: 2026-10-05)
- ↑ 박조아, "랩어카운트 계약자산, 한 달 새 3.8조 증가 '성장세 재개'", 서울파이낸스, 2025.8.20. (접근일: 2026-10-05)
-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용어의 정의) (2026.10.2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접근일: 2026-10-05)
- ↑ 최정희, "테스트 통과한 로보어드바이저, 영상통화로 비대면 일임계약한다", 이데일리, 2018.1.22. (접근일: 2026-10-05)
- ↑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대한 과세특례) (2026.9.18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접근일: 2026-10-05)
-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8조(투자자문업 또는 투자일임업의 등록) (2026.10.2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접근일: 2026-10-05)
- ↑ 14.0 14.1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55조(손실보전 등의 금지) (2026.10.2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접근일: 2026-10-05)
- ↑ 15.0 15.1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99조(투자일임보고서의 교부) (2026.10.2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접근일: 2026-10-05)
- ↑ 16.0 16.1 16.2 임민철, "금감원, 9개 증권사 '채권 돌려막기' 적발… "최대 수천억 손실 고객 전가"", 아주경제, 2023.12.17. (접근일: 2026-10-05)
- ↑ 17.0 17.1 유선희, "금융위 랩·신탁 제재 2년 만에 결론···무더기 기관경고·과태료 289억원 부과", 뉴스웨이, 2025.2.19. (접근일: 2026-10-05)
- ↑ 신동근, "투자자문·일임사 계약고 857조…일임재산은 1000조 돌파", 아주경제, 2026.8.13. (접근일: 2026-10-05)
참고 문헌
- 금융감독원, 「채권형 랩·신탁 업무 실태 점검 결과」 보도자료, 2023년 12월
- 금융감독원, 「2025 사업연도 투자자문·일임업 영업실적(잠정)」 보도자료, 2026년 8월
- 금융투자협회, 랩어카운트 월별 통계
| 문서 정보 | |
|---|---|
| 정보 기준일 | 2026년 10월 기준(법 조문은 2026.10.2 시행 자본시장법·같은 법 시행령, 2026.9.18 시행 조세특례제한법, 2018.11.1 시행 신탁법 기준, 사례는 2022~2025년, 시장 규모는 2026년 3월 말) |
| 최종 수정일 | 2026년 10월 5일 |
| 검수일 | 2026년 10월 5일 |
| 검수 상태 | 검수 완료 |
| 작성·관리 | 투자위키 운영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