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인센티브 (Perverse Incentive)
다른 명령
비뚤어진 인센티브(Perverse Incentive)는 특정한 행동이나 목표를 유도하기 위해 설계된 보상 또는 제도적 장치가 당초의 의도와 다른 행동을 유발하여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경제학과 조직관리에서는 개인이나 조직이 주어진 평가 기준과 보상 구조에 맞춰 행동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비뚤어진 인센티브는 단순히 참여자가 의도적으로 규칙을 악용하는 경우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보상 체계가 측정하기 쉬운 단기 성과에 지나치게 집중하거나, 성과와 위험 사이의 관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경우 참여자가 합리적으로 행동하더라도 조직 전체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 보상이나 평가 제도가 당초 의도와 다른 행동을 유도하는 현상
- 측정하기 쉬운 특정 성과지표에 지나치게 집중할 때 발생할 수 있음
- 단기적인 성과와 장기적인 가치 창출 사이의 불일치가 주요 원인 중 하나
- 금융시장에서는 과도한 위험 감수, 도덕적 해이 및 이해상충 문제와 연결될 수 있음
주요 발생 원인
성과지표의 왜곡: 조직이 특정한 수치나 결과를 보상의 핵심 기준으로 설정하면 구성원은 해당 지표를 개선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지표가 조직의 전체적인 목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지표상 성과는 개선되면서도 실제 성과나 위험 수준은 악화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기관이 대출의 질이나 장기적인 상환 가능성보다 신규 대출 건수를 중심으로 직원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직원은 대출의 질보다 대출 규모와 건수를 늘리는 데 집중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
평가 기간의 불일치: 보상이나 평가가 장기적인 성과보다 단기적인 결과에 크게 의존할 경우 비뚤어진 인센티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높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비용이나 위험을 증가시키는 의사결정이 선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과와 위험의 불균형: 성과에 대한 보상은 제공하면서 손실이나 위험에 대한 책임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경우에도 비뚤어진 인센티브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금융기관이나 투자운용 조직에서는 수익이 발생했을 때 보상을 받지만 이후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동일한 수준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구조가 과도한 위험 감수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 대리인이 본인보다 자신이 수행한 행동이나 위험에 관한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경우, 계약의 평가 기준이나 감시 체계의 허점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는 대리인 문제와 연결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금융시장과 비뚤어진 인센티브
금융시장에서는 보상 체계가 투자성과와 위험을 어떻게 연결하는지가 중요한 문제다. 운용사가 단기 수익률에 따라 높은 성과 보수를 받을 수 있지만 이후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책임을 부담한다면, 높은 변동성과 위험을 가진 투자 전략을 선택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성과 보수를 사용하는 헤지펀드나 자산운용업에서도 논의된다. 성과 보수는 운용사의 이해관계를 투자자의 수익과 연결하는 기능이 있지만, 성과 측정 방식과 손실 반영 방식에 따라 운용사가 위험을 과도하게 부담할 유인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하이 워터 마크와 허들 레이트 같은 계약 조건은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하이 워터 마크는 과거 최고 순자산가치를 회복하기 전까지 성과 보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이며, 허들 레이트는 일정한 기준수익률을 초과하는 성과에 대해서만 성과 보수를 적용하는 구조다. 다만 이러한 장치가 모든 형태의 비뚤어진 인센티브를 제거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계약 구조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사례
한 은행이 신규 대출 확대를 목적으로 직원에게 신규 대출 건수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한다고 가정해 보자. 대출의 건전성이나 장기적인 상환 가능성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고 대출 건수만 보상 기준으로 사용할 경우, 직원은 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객에게도 대출을 확대할 유인을 가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신규 대출 건수가 증가하여 성과지표가 개선될 수 있지만, 이후 연체와 부실채권이 증가하면 은행의 전체적인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이는 대출 확대라는 정책의 목표와 대출의 질을 관리해야 한다는 조직의 장기적인 목표 사이에 인센티브의 불일치가 발생한 사례다.
헤지펀드에서의 사례
헤지펀드에서도 성과 보수 구조에 따라 비뚤어진 인센티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운용사가 단기적인 투자성과에 따라 성과 보수를 받는 반면 손실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경제적 책임만 부담한다면, 높은 기대수익과 높은 위험을 동시에 가진 전략을 선택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
또한 펀드가 상당한 손실을 기록한 이후 성과 보수를 다시 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운용사가 기존 전략보다 훨씬 높은 위험을 감수할 유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운용사가 이러한 행동을 선택하는지는 펀드 계약, 운용사의 자기자본 투자 여부, 위험관리 체계, 경력상의 평판 비용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비뚤어진 인센티브와 도덕적 해이의 차이
비뚤어진 인센티브와 도덕적 해이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동일한 개념은 아니다. 비뚤어진 인센티브는 특정 보상이나 제도의 설계가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유도하는 현상 자체를 가리키는 보다 넓은 개념이다.
반면 도덕적 해이는 계약이나 보험 등에서 한쪽 당사자가 다른 당사자보다 행동과 위험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에 따른 비용을 충분히 부담하지 않으면서 위험한 행동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문제를 의미한다. 잘못 설계된 인센티브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지만, 두 개념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출처
- Financial Stability Board (FSB), Principles for Sound Compensation Practices, 2009년 4월 — 장기 위험을 고려하지 않은 단기 이익 기반 보너스가 만든 비뚤어진 인센티브(perverse incentives)가 과도한 위험 감수를 키웠다는 진단과 보상 원칙. https://www.fsb.org/2009/04/principles-for-sound-compensation-practices-2/
- 한국은행, 경제용어사전 「도덕적 해이」 — 정보 비대칭 아래 계약 후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와 주인-대리인 문제. https://www.bok.or.kr/portal/ecEdu/ecWordDicary/search.do?menuNo=200688&query=%EB%8F%84%EB%8D%95%EC%A0%81%20%ED%95%B4%EC%9D%B4&ecWordSn=181
- Laffont, Jean-Jacques & David Martimort, The Theory of Incentives: The Principal-Agent Model,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2. https://press.princeton.edu/books/paperback/9780691091846/the-theory-of-incentives
- Holmström, Bengt, "Moral Hazard and Observability," The Bell Journal of Economics, 10(1), 1979, pp. 74–91. https://doi.org/10.2307/3003320
- Jensen, Michael C. & William H. Meckling, "Theory of the Firm: Managerial Behavior, Agency Costs and Ownership Structure,"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3(4), 1976, pp. 305–360. https://doi.org/10.1016/0304-405X(76)90026-X
- Harris, Milton & Artur Raviv, "The Theory of Capital Structure," The Journal of Finance, 46(1), 1991, pp. 297–355. https://doi.org/10.1111/j.1540-6261.1991.tb03753.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