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준비율 (Reserve Requirement Ratio)
다른 명령
지급준비율(Reserve Requirement Ratio)은 은행이 받은 예금 등 채무 가운데 일정 비율 이상을 중앙은행에 지급준비금으로 넣어 두도록 정한 최저 비율이다. 한국은 「한국은행법」에 따라 금융통화위원회가 이 비율을 정하며, 법은 지급준비율을 "각 금융기관이 보유하여야 할 지급준비금의 최저율"로 규정한다.[1] 중앙은행은 이 비율을 올리거나 내려 은행이 대출이나 유가증권 매입에 쓸 수 있는 자금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2]
지급준비율의 법적 근거
「한국은행법」 제55조는 금융기관이 예금채무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채무(지급준비금 적립대상 채무)에 대해 지급준비율을 적용해 산정한 금액 이상을 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하도록 정한다. 같은 조는 지급준비금에 대해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이자를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1] 주요 조문은 다음과 같다.[1]
| 조문 | 내용 |
|---|---|
| 제28조 제2호 | 금융통화위원회가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 최저지급준비금의 보유기간 및 보유방법을 심의·의결 |
| 제56조 | 금융통화위원회가 지급준비율을 정하고 변경할 수 있으며, 지급준비율은 제57조의 경우를 제외하고 100분의 50 이하로 하고 모든 금융기관에 일률적으로 적용 |
| 제57조 | 현저한 통화팽창기에는 지정일의 채무액을 초과하는 증가액에 대해 전액까지 최저지급준비금으로 추가 보유를 요구할 수 있음(한계지급준비금) |
| 제58조 | 채무의 종류별·규모별로 지급준비율을 달리 정할 수 있음 |
| 제59조 | 최저지급준비금은 월별로 계산하고, 국내 본점·지점·출장소를 합쳐 계산 |
| 제60조 | 보유 지급준비금이 최저지급준비금에 못 미치면 평균 부족액의 50분의 1을 과태금으로 납부, 3기 연속 부족 시 신규 대출·투자나 배당 등을 금지할 수 있음 |
| 제61조 | 지급준비율을 인상할 때는 점진적으로 하고 모든 금융기관에 사전 통보 |
한국의 지급준비제도 운영
한국은행은 지급준비제도를 금융기관이 지급준비금 적립대상 채무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로 설명한다. 현재 적용 대상 금융기관은 일반은행과 특수은행이다.[2]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2011년 12월 17일부터는 예금채무 외에 일부 금융채에도 지급준비율을 부과할 수 있게 됐다.[2]
한국은행 누리집에 게시된 예금 종류별 지급준비율(2024년 2월 현재로 표기된 표)은 다음과 같다.[2]
| 예금 종류 | 지급준비율 |
|---|---|
| 장기주택마련저축, 재형저축 | 0.0% |
|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 2.0% |
| 기타예금(요구불예금 등) | 7.0% |
이 수준은 2006년 조정 이후의 값과 같다. 금융통화위원회는 2006년 11월 23일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예금 등 기타예금의 지급준비율을 5.0%에서 7.0%로 올리고 장기저축성 예금은 1.0%에서 0.0%로 내리기로 했으며, 정기예금 등은 2.0%를 유지했다. 이 조정은 2006년 12월 23일부터 시행됐다.[3]
금융기관은 지급준비금을 원칙적으로 한국은행 당좌예금으로 보유해야 하지만, 필요지급준비금의 35%까지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한국은행권(현금)을 지준예치금으로 인정받는다. 지급준비금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매일 잔액을 평균해 계산하고, 그 최저지급준비금을 다음 달 둘째 주 목요일부터 그다음 달 둘째 주 수요일까지 보유해야 한다.[2]
지급준비율의 산출 방식
은행이 쌓아야 할 최저지급준비금은 채무 종류별 월평균 잔액에 해당 지급준비율을 곱해 더한 값이다.
교과서의 단순 모형에서는 지급준비율을 이라 할 때 은행 시스템 전체의 예금이 준비금의 최대 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이 배수가 예금승수다.
예를 들어 지급준비율이 7%라면 단순 예금승수는 약 14.3이다. 그러나 이 모형은 은행이 남는 자금을 모두 대출하고 대출금이 전부 다시 예금으로 돌아온다는 강한 가정을 둔다. 실제 통화량은 현금 보유 성향, 은행의 대출 태도, 중앙은행의 금리 운용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공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통화정책 수단으로서의 역할
한국은행은 지급준비율을 올리면 은행이 더 많은 자금을 지급준비금으로 예치해야 하므로 대출 취급이나 유가증권 매입 여력이 줄고, 시중에 도는 돈의 양이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또한 198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통화정책이 통화량 중심에서 금리 중심으로 바뀌면서 지급준비제도의 활용도는 과거보다 낮아졌지만, 주요국에서 여전히 중요한 통화정책 수단으로 간주된다고 밝힌다.[2]
한국은행이 드는 지급준비제도의 쓰임은 크게 두 가지다. 금융기관이 중앙은행 당좌예금 계좌에 일정 규모의 자금을 두게 해 금융기관 간 지급결제가 원활하게 이뤄지게 하고, 결제 자금을 빌리려는 수요를 줄여 콜시장 등 단기시장금리를 안정시킨다.[2] 한국은행 기준금리 운용과 공개시장운영이 주된 정책 수단이 된 뒤에도 지급준비제도가 남아 있는 이유다.
실제 사례: 미국의 지급준비율 0% 전환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2020년 3월 15일, 지급준비율을 다음 지준 유지기간이 시작되는 3월 26일부터 0%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지급준비제도가 오랫동안 준비금에 대한 안정적인 수요를 만들어 통화정책 운용에서 중심 역할을 했지만, 2019년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충분한 준비금(ample reserves) 체제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힌 데 따라 이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조치로 수천 개 예금취급기관의 지급준비 의무가 없어졌다.[4]
연준 자료에 따르면 이 조치로 순거래예금 가운데 저율 구간(low reserve tranche)을 넘는 부분에 적용하던 10%와 저율 구간에 적용하던 3%가 모두 0%가 됐고, 필요지급준비금은 약 2,000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5]
일반인 예시
(가상 예시) 어떤 사람이 은행 입출금 통장에 1,000만 원을 넣었다고 하자. 입출금 통장은 기타예금에 해당하므로 지급준비율 7%를 적용하면 은행은 이 예금에 대해 70만 원 이상을 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같은 돈을 1년 정기예금에 넣었다면 지급준비율 2%가 적용돼 20만 원이면 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정기예금으로 들어온 돈 가운데 운용할 수 있는 몫이 더 크다.
실무 예시
(가상 예시) 한 은행의 한 달 평균 잔액이 요구불예금 등 기타예금 10조 원, 정기예금·정기적금 20조 원, 장기주택마련저축 1조 원이라고 하자. 필요지급준비금은 다음과 같다.
- 기타예금: 10조 원 × 7% = 7,000억 원
- 정기예금·정기적금: 20조 원 × 2% = 4,000억 원
- 장기주택마련저축: 1조 원 × 0% = 0원
- 합계: 1조 1,000억 원
이 은행은 이 가운데 최대 35%(3,850억 원)까지를 보유 현금으로 채울 수 있고, 나머지는 한국은행 당좌예금으로 유지해야 한다. 보유기간 평균이 1조 1,000억 원에 못 미치면 평균 부족액의 50분의 1을 과태금으로 낸다.
장점 및 리스크
장점
- 은행이 중앙은행에 결제 자금을 일정하게 두게 해 금융기관 간 지급결제가 원활해진다.[2]
- 결제 자금 차입 수요를 줄여 단기시장금리를 안정시키고 금리정책의 효과를 높인다.[2]
- 예금 종류별로 비율을 달리해 장기 저축성 예금을 우대하는 등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리스크와 한계
출처
- ↑ 1.0 1.1 1.2 1.3 국가법령정보센터, "한국은행법(법률 제21065호, 2026. 1. 2. 시행) 제55조~제63조", 법제처, 2025.10.1. (접근일: 2026-10-03)
- ↑ 2.0 2.1 2.2 2.3 2.4 2.5 2.6 2.7 2.8 한국은행, "지급준비제도", 한국은행 누리집(정책/업무 > 통화정책 > 통화정책수단). (접근일: 2026-10-03)
- ↑ 한국은행, "예금지급준비율 조정", 보도자료, 2006.11.23. (접근일: 2026-10-03)
- ↑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Federal Reserve Actions to Support the Flow of Credit to Households and Businesses", 연준 보도자료, 2020.3.15. (접근일: 2026-10-03)
- ↑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Reserve Requirements", 연준 누리집. (접근일: 2026-10-03)